현재의 지구 기후 변화 체제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양분된 지위에 기초하여 구축되어 있다. 우리는 선진국인가 아니면 개도국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 현재 기후변화 협약 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지 않는 개도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우리는 선진국 모임인 OECD 의 회원국이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우리나라의 지위에 대해 공론화하여 결정을 내린 바가 없다.  선진국 여부는 누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선택의 원칙에 따라 어느 국가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단지 우리 경제가 높은 수준에 있고 충분히 개발이 되었다는 것 뿐 만이 아니라 다른 개도국을 도우며 지구문제에 있어 선도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은 상태라고 하겠다. 높은 수준의 경제 발전을 하였다는 뜻에서 선진이라는 의미를 추구하고 있으나, 선진국에 부여되는 책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이를 따져 보지 않은 상태라고 하겠다.

  이러한 우리의 상황이 기후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정립하는 데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유엔 내에서 우리는 이미 개도국 그룹에서 탈퇴하였으나, 그렇다고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는 선진국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따라서 이러한 명단에 가입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동 명단에의 가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사항이며 제3자가 결정하여 강요 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떠한 입장을 취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려우나, 그렇다고 이를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 우리 사회 전체의 합의를 도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는 것은 간단하지 않은 문제이나 앞으로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하겠다.

  새롭게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기후 변화 문제를 경제와 성장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이며 기후 문제에 적극 대처하여 신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기본 방향을 정한바 있다.

  이는 시의 적절하고 전향적인 방향이며, 선진-개도국의 중간에 위치한 우리가 국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신 성장 동력이라고 정의한 만큼,  이제는 더 이상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 아니라,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여 에너지 효율 향상, 화석 연료 의존도 감축, 신재생 에너지에 과감히 투자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안보, 경제 성장간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여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제력에 상응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와 산업 구조와 우리 삶의 방식의 개편을 추구하여야 한다. 국제적으로는 선진-개도국간의 입장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기반 체제를 제안하고 지역 협력에도 기여한다면 우리의 국력에 상응한 기여를 한다고 할 수 있겠다.